기사 메일전송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完) - 화폐의 3대 기능에 비추어본 비트코인 실사용기 후기
  • 기사등록 2018-09-07 10:59:07
  • 수정 2018-09-07 11:02:03
기사수정

이 글은 대학생 심규민 씨가 지난 7월부터 기획한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정리한 내용입니다. ‘비트웹’에서는 저작자 심규민 씨의 허락 하에 7월부터 시작된 본 여행기 전 과정을 소개합니다. 지난 7월 여행 준비부터 소개하므로 대부분의 내용이 과거를 기준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


▲ 사진은 본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asymmetric92 입니다!


지난번 포스팅 말미에 마지막 주제로 '화폐의 3대 기능에 비추여본 비트코인 실사용기'를 다뤄 보겠다고 당차게 말했지만, 정작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가 얼마나 무모한(?) 말을 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욕심이 과했는지 잘 모르는 부분을 여기저기서 읽은 것들을 종합해 억지로 글에 녹아내려 하니, 제가 읽어봐도 재미없는 글이 되었기도 하고 지금까지 작성한 여행기의 글 성격과는 달리 너무 학술적인 부분에 편중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과감히 지우고 새롭게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비트코인의 화폐적 기능에 대한 양질의 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있기도 하고요.


그러므로 제가 이번 여행에서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의 화폐적 기능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폐의 3대 기능

보통 화폐의 대표적 3대 기능이라 하면 다음을 일컫습니다.

1. 가치 저장의 기능

2. 교환 매매의 기능

3. 가치 척도의 기능


1. 가치 저장의 기능

화폐를 보유함으로써 '구매력'이 보장된다면 이를 가치 저장의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원화 1천만 원을 손에 쥐고 있다면 1년 후에도 1천만 원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물가 상승률에 따라 1천만 원의 실질가치가 달라지겠지만 그 변동폭은 원화가 가치 저장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는 다릅니다.


약 1년간의 비트코인 일봉 차트입니다. (업비트 기준)



지난 1년 동안 비트코인의 최고가는 18년 1월 초의 2800만 원이고, 현재 18년 8월 5일의 가격은 약 800만 원입니다.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의 기능'을 한다고 말하기에는 그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지금과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5,000% 상승하였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의 기능'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함으로 나의 구매력이 보장될 거라는 믿음과 안정감이 생겨야 할 텐데, 지금의 비트코인에서는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저는 항공권 구매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에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를 준비하면서 이 변동성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을 장기간 보유할 목적이 아닌, 해외여행에만 사용할 목적이었으며. 변동성을 대비하기 위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자마자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함으로써 변동성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6월 24일 비트코인 1분봉 차트입니다



‘거래소에서 구매하고 바로 비트코인을 쓰면 되겠지?’, ‘설마 괜찮겠지. 설마 내가 사고 몇 분 만에 비트코인이 폭락하고 그러겠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설마가 진짜 일어났습니다.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비트코인을 전송하려고 준비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설마 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원하는 항공권을 찾은 뒤 비트코인을 오전 11시에 구매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원하던 항공권이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다른 항공권을 검색하다가 중간에 여유롭게 점심 식사도 하니, 정확히 오후 1시 59분에 항공권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약 3시간 동안 비트코인의 가치가 3%나 하락하더군요. 당시 항공권의 가격이 비트코인 지불 시에 대략 120만 원쯤이었으므로, -3% 면 대략 4만 원의 손해를 본 셈입니다. 3시간 정도 뒤늦게 샀다가 큰 손해를 보았습니다.



원화 표시 금액은 항공권 구매 당시와는 다릅니다. 참고바랍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당시의 저는 비트코인은 마음 편히 3시간도 보유하고 있으면 안 될 정도로 위험한 대상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다음날이 되자 다시 기존 가격으로 급격한 반동이 생기긴 하였지만, 고작 3시간 만에 저러한 변동성을 보였다는 게 중요합니다.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잘 기능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초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지금 시점에서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 교환 매매의 기능

비트코인을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굉장히 적었기 때문에,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같은 단순한 사례 정도로는 비트코인이 화폐의 ‘교환 매매 기능’을 충족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든 편하고 자유롭게 교환 매매에 쓰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기능에 충족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봤을 때, 비트코인은 ‘교환 매매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비트페이로 비트코인을 송금하자마자 가게 주인분의 비트페이에 뜬 화면입니다



다만 한정된 경우이긴 하나, 특정한 상황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는 게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 1분은커녕 몇 초도 안 걸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0번 승인(컨펌), 1번 승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e.g. 이중 공격)을 감수하고 서로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비트코인은 6번의 승인을 거쳐야만 거래가 최종 확정이 된다고 합니다. 1번의 승인당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최종 확정까지는 대략 1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실제 거래 시에는 거래 확정을 위해 6번의 승인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보통 1 번의 승인만 이뤄져도 서로의 거래를 인정하고 확정합니다. 특히 제가 경험한 바로는, 오프라인에서는 1번 승인이나 0번 승인 혹은 ‘트랜잭션 감지’만 이뤄지면 거래가 완료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 비트코인 사용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트코인의 사례만으로 암호화폐 전체를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비트코인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긴 하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암호화폐’입니다. 기술이 개선된 암호화폐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래에 실제 거래에 사용될 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다른 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때가 되면 비트코인은 기축통화로서의 역할만을 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으나, 기술이 더 발전된 암호화폐라면 승인 소요 시간도 더욱 단축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몇 초 만에 거래가 끝나게 되더라도 위험성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앞으로 암호화폐가 더 발전하게 된다면 ‘교환 매매의 기능’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족이지만, 현재는 P2P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를 쓰기보다는, 편리한 거래를 위해서 '비트페이' 같은 중간 플랫폼을 거쳐야만 하는 문제 등이 있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이 주제로 새로운 포스트를 작성해보고 싶습니다.


3. 가치 척도의 기능

물건 가격을 정하고 채무를 기록할 때 사용하는 측정 기준(회계 단위 또는 가치의 척도)으로서의 기능을 '가치 척도의 기능'이라고 합니다. 가치 척도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가격의 안정성이 밑바탕 되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이 지금 같은 변동성을 보인다면 제대로 된 기능을 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비트코인의 가격이 안정화되고 널리 통용된다면 '가치 척도의 기능'을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트코인 열풍 시기에 나온 비트코인 유머




비트코인의 소수점 이하 8자리, 가장 작은 부분을 사토시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1개가 정말 1억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으로 표시할 수 있는 가격의 최소단위는 1원입니다. 현재 우리의 실생활에서 가격의 단위가 1원은커녕 10원 단위로 나누어지는 것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비트코인으로 모든 물품의 가격을 정확히 표현하는 건 가능할 것입니다.





제가 비트코인을 실제로 사용할 때도 물건값이 9유로면 8.999유로도 아니고, 9.0001유로도 아니고 정확히 9유로만큼의 비트코인을 전송했습니다. (물론 수수료를 제외했을 때입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은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비트코인으로 표시된 가격입니다.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가게들은 변동성 때문에 거래할 때마다 거래소 시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으로 책정해서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화폐 시장에서는 실시간으로 물품에 가격 반영을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습니다. 당연한 것이, 5분 전까지는 떡볶이 가격이 5,000원이었다가 갑작스러운 악재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여, 환율에 의해 떡볶이 가격이 5,500원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떡볶이 가격을 5,500원으로 올리기 위해서 지출해야 할 비용이 더 클 수도 있고, 악재가 금방 해소되어 다시 기존의 환율로 돌아간다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단기간의 변동폭이 5,000원에서 5,500원으로 변할 정도로 크진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안정성만 갖추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안정성이 보장되었을 때는, 메뉴판을 수정하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지출이나 주조 비용 등의 비용 문제를 암호화폐를 통해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느낀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느덧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의 마지막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6월 초에 학교 여행 장학생으로 선정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여행기를 쓸 때까지, 약 2달 동안 재미있었습니다. 첫 포스트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여행보다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선정되었다는 사실에 기뻤고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으로 여행을 가는 게 뭔 대수겠습니까? 결국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원화’를 ‘비트코인’으로 대체했을 뿐입니다. 항공권과 호텔도 사실상 ‘대리 업체’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지불했을 뿐이고, 실제로 오프라인 거래에서는 비트코인의 사용 가능 범위가 굉장히 제한적이고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정말 순수한 의미로서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하며 그 '가능성'에 대해 감히 엿봤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부족한 게 많고 너무나 불편한 점 또한 많은 비트코인이지만, 부족한 점이 고쳐지고 불편한 점이 개선된다면 앞으로 비트코인, 아니 암호화폐가 우리의 실생활에 충분히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글들에서 언급을 못했지만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 공용화폐이기 때문에 환전의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공용화폐'라는 점만 봐도 엄청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요번 여행에서는 러시아와 프랑스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작게나마 공용화폐로서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향후 비트코인이 좀 더 활성화된다면 해외여행의 필수이자 귀찮은 과정 중 하나인 환전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암호화폐의 앞으로의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비트코인 테마 여행’을 하신 것 같다고 답글을 주셨는데, 정말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암호화폐와 관련된 테마 여행이나 체험에 관한 글을 또 써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취업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글을 쓰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 시리즈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비트웹(bitweb.co.kr)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bitweb.co.kr/news/view.php?idx=163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실시간 암호화폐 순위 확인하기
코인마켓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