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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규제, 그 어디 사이에서 - 암호화폐는 아주 새롭고 혼란스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 과거의 사례를 보면서 적절히 규제될 수 있다
  • 기사등록 2018-03-31 17:36:25
  • 수정 2018-04-01 00: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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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에 윌리엄 하웨이(William Howey)라는 이름의 플로리다 감귤 재배 업자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금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자기 밭을 잘게 쪼개 팔고, 그들을 대신해서 나무를 가꾸어 추수가 끝난 뒤에 감귤을 판 이익의 일부를 그들과 나누는 방식을 취했다. 그 거래는 부동산의 일반 매각과 다를 바 없었지만 특별한 목적으로 구매자는 그 농장의 주주가 된 것이다. 윌리엄 하웨이가 1938년에 죽은 후, 당시 새로운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는 그의 회사에 대해 그와 같은 방식으로의 매각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명령을 요청했다. 1946년 대법원은 하웨이의 계약이 증권 거래소에 담보로 등록되었어야 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중요한 것은 거래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오리처럼 뒤룩뒤룩 걷고 오리처럼 꿱꿱 운다면 그건 바로 오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음 번에 어떤 사기꾼이 암호화폐에 대해 복잡한 이야기로 여러분을 휘둥그레 하게 하려고 할 때 그 지혜를 마음속 깊이 명심하길 바란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할 때는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가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길.


투자가들과 같이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도 암호화폐에 정신을 집중하느라 애써왔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으로 인해 투기자들이 돈을 딸 수도 잃을 수도 있다. 윌리엄 듀들리 뉴욕 연방 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월 22일 "저는 이러한 암호화폐들의 근본 가치가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유럽 중앙은행 이사회의 일원인 이브 머쉬 씨는 지난 2월 8일 연설에서 투기자들을 향해 "물에 젖어있고, 습지에 빠져 죽어가는 악의에 찬 동물"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이제 역사가 지침이 될 수 있는 때이다. 암호화폐는 분명 새로운 것이지만 화폐 자체는 문명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이것은 구슬, 보리, 담배, 코리층, 그리고 남태평양의 거대한 돌덩이처럼 원반의 형태를 띄었다. 이런 종류의 화폐를 사용한 경험은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이 치유 불가능할 수 있고 교환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치명적인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제학자인 페르난데즈 빌라베르드는 자신을 암호화폐 회의론자라고 말한다. 그는 호주, 스웨덴, 스위스, 영국 등 많은 국가의 상업 은행들이 자체 서명한 화폐를 발행했던19세기초 당시 무려 1,500개 이상의 토큰이 발행되었다고 주장한다. 1845년 영국 의회가 이 은행들을 억압하기 전까지 영국 및 미국, 스코틀랜드 등지에서는 1세기 이상 자유 은행권 시대가 지속되었고, 그 기간에 스코틀랜드는 가난한 나라에서 영국만큼 큰 부자가 되었다.


그에 따르면 그때와 현재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고속 컴퓨팅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차이는 통화 공급을 관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것이라고. 스코틀랜드의 은행들은 자국 통화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었으며, 수요에 따라 공급을 적절히 조정했다. 대조적으로, 암호화폐에서의 자유주의적인 매력은 그것들이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심지어 그것들의 발행자에 의해서도 통제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가치를 뒷받침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실, 초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비트코인의 발행갯수는 상한선으로 정해져 있긴 하지만 가격의 혼란스러운 부침현상은 그것이 투기적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것을 잘 증명해준다.


암호화폐의 또다른 비유 사례는 1950년대 후반에 설립된 '미 의회의 아기 돌보기 협동조합'의 유명한 이야기이다. 회원은 다른 부모에게 돈을 지불하여 자녀들을 돌보게 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아이들을 돌보기도 했다. 이것은 "광부"가 컴퓨터를 사용하여 비트코인을 만들어 버는 방법과 비슷하다. 협동조합은 1970년대에 거의 와해되었는데, 그 이유는 가족들이 필요할 때 보모를 구하기 위해 교환권을 모아놓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교환권을 인쇄했을 때 비로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페르난데즈 빌라베르드는 암호화폐도 시장의 실패에 동등하게 취약하지만, 여기에 더해 유능한 중앙 은행과 같이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유익한 개입의 여지가 없어 문제라고 전한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에 대해 얘기했지만 많은 암호화폐들이 달러, 유로화 또는 엔화에 대한 대안으로 사용되도록 의도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특수 목적의 회사를 위한 지협적인 기능만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발행 회사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윌리엄 하웨이에 오렌지 과수원의 경우와 같이 구매자들은 땅이 아니라 사업 자체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므로 이러한 암호화폐의 ICO는 유가증권으로 등록되어 ICO의 내용에 따라 적절히 규제받는 것이 맞아 보인다.


SEC 위원장 제이 클래이튼(Jay Clayton)은 작년에 대법원의 판결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그는 12월 11일 그의 성명서에 "단순히 어떤 것을 '통화'또는 통화 기반 상품이라고 부른다고 그것이 곧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암호화폐가 탈정부화의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두주자라는 낭만적인 견해가 지속되고 있다. 입법부? 불필요한 법원? 모든 계약이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원장인 블록체인에 기록될 수 있는데 왜 그것들이 필요한 것인가? 음, 맞다. 아마도 블록체인은 그 지지자들이 주장하듯이 거래와 약속에 대한 완벽한 기록일 것이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우리는 늘 그렇듯이, 얼마나 강력한 계약서를 써도 사람들은 필요하면 재협상을 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블록체인의 프로그래밍 오류, 해킹 또는 일부 참여자들의 마음의 변화로 인해 생각이 나뉜다면 "하드포크"도 하고 있지 않은가.


▲ 영화 희랍인 조르바의 한 장면


자유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암호화폐의 가장 큰 희망은 사기꾼과 허풍가를 제거해서 대중적인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강력한 규제에 있다. 1970년에 경제학자 조지 아케로프(GeorgeAkerlof)는 만약 사람들이 어떤 차가 고물인지 말할 수 없다면 중고차 시장이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설명해주는 신문인 '레몬 시장'을 발행했다. 구매자는 속는 것이 두려워서 중고차 구입에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고 그 때문에 그나마 제값을 받아야 할 중고차들은 시장에서 자꾸 철수되고 결국 고물차만 남게 되는 현상이 그것이다.


적절한 규정과 규제는 중고차 거래 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암호화폐 발행인들에게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어떤 것도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출처 : 피터 코이(Peter Coy) by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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